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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50플러스재단 중장년 정책포럼 2026」후기

49세 퇴사, 그리고 정책포럼을 끝까지 본 이유

저는 기술 엔지니어로 일하다 경력단절과 재취업을 거쳤고, 49세에 회사를 나와 창업을 시작했습니다. 처음 1~2년은 방향을 잡지 못한 채 전력질주만 하다 뚜렷한 성과 없이 흘려보냈고, 이제야 조금씩 길이 보인다고 느끼는 단계입니다.

지난 9월 15일, 서울시와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 함께 연 「서울시 중장년 정책포럼 2026」을 온라인으로 끝까지 지켜본 것도 같은 이유였습니다. 정부와 재단이 중장년의 ‘일’을 어떻게 바라보는지가, 결국 저 같은 예비·초기 창업자가 설 자리와 직결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재취업이든 창업이든 핵심은 같았습니다. 이미 가진 경력을 지금 시장이 알아듣는 언어로 어떻게 번역하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삶의 질을 가르는 건 소득이 아니었다

첫 발표는 국민대학교 사회학과 계봉오 교수님이 맡았습니다. 서울시가 처음 개발한 ‘중장년 삶의 질 지표’를 공개하는 자리였습니다. 서울 시민 40~64세를 대상으로 탄탄(가구경제·고용·주거), 활력(웰빙·건강·돌봄·여가), 도약(노동전환·노후준비·디지털전환·심리전환) 3개 부문 12개 영역을 측정한 결과였습니다.

출처:서울시중장년정책포럼2026 동영상

 

주요 수치를 보면, 월평균 소득은 661.7만 원이었지만 소득 만족도는 20.9%에 그쳤습니다. 88.1%가 부모 또는 자녀 돌봄 부담을 지고 있었고, 주된 일자리 퇴직 경험자 중 약 35%가 이미 40대에 첫 퇴직을 경험했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대목은 따로 있었습니다. ‘나는 할 수 있다’는 자기 능력에 대한 확신은 비교적 높은데, 미래 안심도는 뚜렷하게 낮았다는 점입니다.

발표자는 이를 “능력을 믿지 못하는 게 아니라, 그 능력이 발휘될 환경이 뒷받침될지를 믿지 못하는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저도 49세에 퇴사할 때 제 실력을 의심한 적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불안했던 건 “이 실력을 받아줄 곳이 있을까”였습니다.

포럼에서 공개된 주요 수치 (2026년 9월 15일 발표 기준)

  • 서울 중장년(40~64세) 월평균 소득 661.7만 원 — 소득 만족도는 20.9%에 그침
  • 서울 중장년의 88.1%가 부모 또는 자녀 돌봄 부담을 지고 있음
  • 주된 일자리 퇴직 경험자 중 약 35%가 이미 40대에 첫 퇴직을 경험
  • 정책 확대를 원하는 응답은 많지만, 실제 도움을 체감한다는 응답은 20%대에 그쳐 체감 격차 존재

 

경력이 없는 게 아니라, 시장이 알아듣는 언어로 번역이 안 된 것

두 번째 발표를 맡은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최영섭 교수님의 진단이 가장 현실적이었습니다. “중장년에게 일자리가 부족한 게 아니라, 경력과 수요가 어긋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기업과 기관을 직접 찾아 확인한 결과, AI 전환 지원, 정보통신 인프라 유지보수, 중소기업 경영지원 전문가 등 여섯 개 분야가 중장년 적합 직무로 소개됐습니다.

출처:서울시중장년정책포럼2026 동영상

이어진 토론에서 AI 에이전트 스타트업 다큐브의 윤예지 대표님이 실제 사례를 들려주셨습니다. IT 경력 20년 이상의 중장년 인력이 강점을 보이는 지점은 코딩 실력이 아니라, 고객사의 업무 맥락을 빠르게 파악하고 회의를 매끄럽게 이끄는 연륜이라고 했습니다. “무엇을 만들지 정의하는 자리”는 여전히 경험 있는 사람의 몫이라는 설명이었습니다.

창업 컨설팅을 하다 보면 “제 경력이 창업 아이템이 될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저는 가능하면 경력과 연관된 아이템을 고민해 보시라고 권합니다. 은퇴 후 과거의 경험을 내려놓고 완전히 새로운 분야에 뛰어드는 것은, 사실상 ‘신입사원’으로 다시 시작하는 것과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보다는 익숙한 일에 AI를 결합해 더 잘 해내는 방법을 찾는 편이 훨씬 승산이 있습니다. 이건 제 경험에서 나온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4km 법칙’과 미래 안심도 — 접근성이 검증을 결정한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 강소라 팀장님의 생활권 분석에 따르면, 캠퍼스에서 거리가 1km 멀어질 때마다 이용자 수가 약 6.5% 줄고, 4km를 넘어서면 참여 자체가 막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대로, 새 거점을 만들면 기존 이용자를 나눠 갖는 게 아니라 94% 이상이 순수하게 새로 창출되는 수요였습니다.

출처:서울시중장년정책포럼2026 동영상
출처:서울시중장년정책포럼2026 동영상

창업 관점에서 이 데이터가 전하는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아무리 좋은 아이템이라도 고객이 닿기 어려우면 검증조차 시작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창업 초기에 홈페이지나 랜딩페이지를 서둘러 만들어보라고 권하는 이유도 같습니다. 문제와 솔루션을 한눈에 보여주는 접점을 최대한 빨리 만들어야, 내 아이템의 ‘4km 밖’이 어디인지 알 수 있습니다.

좌장을 맡은 충남대학교 황선재 교수님이 종합 토론을 정리하며 짚은 ‘미래 안심도’도 계속 마음에 남았습니다. 지금의 자신은 믿지만 10년 뒤를 안심하지 못하는 상태. 창업 2년 차인 저도 이 문장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않습니다. 다만 그 불안을 줄이는 방법은, 결국 증명할 기회를 스스로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예비창업자에게 포럼이 남긴 세 가지 메시지

이번 포럼은 재취업 정책을 다뤘지만, 예비·초기 창업자에게도 그대로 적용되는 메시지가 있었습니다.

  • 첫째, 경력은 이미 충분한 경우가 많습니다. 부족한 건 그 경력을 지금 시장, 특히 AI의 언어로 옮기는 작업입니다. 반복적인 콘텐츠 제작이나 고객 응대를 AI 도구로 자동화해보는 것도 그 번역의 한 방법입니다.
  • 둘째, 검증 접점을 최대한 빨리 만들어야 합니다. 접근성이 낮으면 좋은 아이템도 반응을 얻지 못합니다.
  • 셋째, 불안은 능력이 아니라 기회의 문제입니다. 스스로 기회를 만드는 것 자체가 하나의 답이 될 수 있습니다. 창업4년 차인 저도 미래 안심도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않지만, 그 불안을 줄이는 방법은 증명할 기회를 직접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본인의 경력을 창업 아이템으로 바꿀 수 있을지 고민 중이시라면, 티토의 아이디랩에서 경쟁사 분석과 PSST 틀로 아이디어를 점검해보시는 것을 권합니다.

 

제가 재취업보다 창업이 맞다고 생각하는 이유

여기까지 정리하고 나니, 제 개인적인 견해도 하나 남겨봅니다. 저는 은퇴 이후에는 재취업보다 창업 쪽이 5060세대에게 더 맞는 경로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근거는 이번 포럼에서도 확인됩니다. 공공이 만드는 첫 일자리조차 대부분 1년 단위 시간선택제 임기제나 계약직 형태였고, 경력을 인정받아도 고용 자체가 안정적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또한 65세에 무렵 다시 경력단절이됩니다.

반면 창업은 처음 1~2년이 고된 대신, 스스로 고용을 만드는 ‘자기고용’ 형태로 경력을 온전히 자산화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AI를 결합하면, 예전 같으면 여러 사람이 나눠 하던 일을 혼자서도 상당 부분 감당할 수 있게 됩니다.

다만 이건 아직 검증되지 않은 제 개인적인 가설입니다. 저 역시 첫 1~2년은 눈에 띄는 성과 없이 흘려보낸 경험이 있고,  창업이 누구에게나 정답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지금 대학원에서 이 질문을 논문으로 다루며 검증의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5060세대의 경제활동과 성장에 대한 답을, 제 경험과 데이터를 함께 놓고 좀 더 꼼꼼히 찾아보려 합니다.

※ 이 글의 수치와 발표 내용은 2026년 9월 15일 열린 「서울시 중장년 정책포럼 2026」 현장 발표 및 온라인 생중계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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