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3대창업관련학회 춘계통합학술대회 참관기 — 창업 생태계의 현재
M&A 엑시트 전략부터 AI 기반 투자예측까지, 창업 연구의 최전선을 직접 목격했습니다. 30,000개 창업 중 9개만 IPO에 도달하는 현실 속에서 스타트업 성공 확률을 어떻게 높이는지 이야기합니다.
2026년 4월 18일, 서울창업허브공덕 본관에서 (사)기업가정신학회, (사)한국벤처창업학회, (사)한국창업학회가 공동 주최하는 춘계통합학술대회가 열렸습니다. 창업 관련 3대 학회가 한자리에 모이는 이 행사는 작년에 이어 두번째 행사로 창업 생태계 연구의 현주소를 가장 밀도 있게 확인할 수 있는 자리입니다. 저도 올해 직접 참관하며 연구자·실무자들의 열정을 가까이에서 느꼈습니다. 그 경험을 공유합니다.
엑시트의 불편한 진실 — 창업에서 IPO까지의 간극
기조강연은 와이앤아처 신진오 대표님이었습니다. 주제는 “M&A를 통한 지역창업 생태계 엑시트 전략”. 강연은 시작부터 냉정했습니다.
2025년 기준, 연간 신규 창업은 약 30,000개. 그 중 투자 유치에 성공한 기업은 약 1,000개(3.3%), IPO에 도달한 기업은 단 9개(0.03%)입니다. 슬라이드 한편에는 굵은 글씨로 적혀 있었습니다. “투자 받은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상장하지 못한다.”
신진오 대표는 이 간극을 메우는 현실적 대안으로 M&A 중심의 엑시트 전략을 제안했습니다. IPO만을 유일한 성공 기준으로 삼는 시각에서 벗어나, 창업 초기부터 다양한 엑시트 경로를 설계해야 한다는 메시지였습니다. 숫자는 냉혹했지만, 강연 내내 흐른 기조는 절망이 아니라 현실 직시를 통한 전략적 전환이었습니다.
점심 식사 후 오후에는 각 섹션별 연구자들의 논문 발표가 이어졌습니다. 완성된 논문을 공유하는 자리라기보다는, 이제 막 시작하는 연구의 방향과 타당성을 발표하고 선배 연구자들에게 코칭받는 시간에 가까웠습니다.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아이디어들이 질문과 피드백을 통해 조금씩 단단해지는 과정을 보며, 학문이 이렇게 만들어지는구나 싶었습니다.
티토는 두 개의 세션을 참관했고, 그 중 특히 인상 깊었던 논문 두 편을 공유합니다.
창업자의 자질이 성과를 결정한다 — 초기 연구이기에 더 기대되는 이유
한국창업지도사협회 조윤경 대표와 황보윤 교수가 발표한 논문 "기업가자질 유형 분석에 따른 스타트업 보육방향 방식의 사례연구"는 160개 문항 기반의 기업가적 자질 진단 도구로 투자·매출 추이와의 연관성을 탐색한 초기 연구입니다. 황보윤 교수님은 은평창업지원센터를 운영하시며 창업자의 자질이 실제 성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꽤 오랜 시간에 걸쳐 가까이서 관찰해 오신 분입니다. 그 현장 경험이 데이터와 결합되어 논문으로 완성된다면, 창업 지원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드문 연구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창업자의 심리적 특성과 성과 사이의 연관성을 데이터로 들여다보려는 시도 자체가 흥미로웠고, 개인적으로도 관심이 큰 주제입니다. 앞으로 추적 관찰이 쌓이고 예측 가능성이 높아진다면, 단순한 학술 연구를 넘어 창업가를 발굴하고 양성하는 실제 도구로 이어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티토는 창업자의 내면 자질—실행력, 자기인식, 팀 리더십—이 비즈니스 모델 못지않게 스타트업의 생존과 성장을 결정한다고 믿습니다. 이 연구의 후속 논문이 어떤 결론을 가져올지, 진심으로 기대됩니다.
AI가 VC 심사를 바꾼다 — 가능성을 탐색하는 초기 연구
최성준 석사과정·국민대 김도현 교수·류푸름 실장·박은영 박사과정 연구팀이 발표한 "AI 모델별 국내 스타트업 후속투자 예측성능 비교"는 VC 심사에서의 정보 비대칭 문제를 LLM 기반 예측 모델로 보완하는 가능성을 탐색한 연구입니다.
벤처투자 심사는 극심한 정보 비대칭 환경에서 이루어집니다. 이 연구는 그 불균형을 AI로 보완할 수 있는지를 탐색한 초기 시도로, GPT·Gemini·Claude 세 모델을 국내 투자 데이터 159건에 적용해 후속투자 예측 성능을 비교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AI 분석에서도 Traction과 Team이 투자 성사 여부를 가르는 핵심 요소로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결국 사람과 실행력은 사람이 보든 AI가 보든 빠질 수 없는 기준인가 봅니다. 아직 검증을 쌓아가야 할 단계지만, 이 연구가 어떻게 발전해 나갈지 기대됩니다..
스타트업의 성공요소에서 중요한것은 Traction과 Team. 당연한 말처럼 들리지만, AI도 같은 답을 냈다는 건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학회를 다녀온 후 — 더 깊어진 티토의 확신
이번 춘계학술대회는 단순한 네트워킹 행사가 아니었습니다. 창업 생태계의 현실을 냉정하게 직시하면서도, 연구와 데이터로 그 현실을 바꾸려는 학자·실무자들의 열정이 가득한 자리였습니다. 160개 문항으로 창업자를 이해하려는 시도, AI로 투자의 불균형을 줄이려는 도전—아직 초기이지만, 바로 그렇기에 더 가치 있는 연구들이었습니다. 더 많은 발표를 보지 못해 아쉬웠지만, 이런 노력들이 우리나라 창업 생태계 발전에 보탬이 될 수 있다는 게 뿌듯하고 든든했습니다.
30,000개의 창업 중 0.03%만이 IPO에 도달하는 지금, 국민대 글로벌벤처대학원에서 공부하며 직접 창업을 이어가고 있는 사람으로서, 저도 그 확률을 조금이라도 높이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오늘 학회에서 나눈 연구들이 내일의 더 나은 창업 생태계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